내가 수능 시험장에서 덜 긴장하고 시험을 볼 수 있었던 이유
고백하자면, 나는 시험 볼 때 정말 많이 떨었었다. 심지어 체육시험을 볼 때도 떨었다.(하나라도 틀리면 등급이 왔다갔다 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수능장에서는 오히려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덜 떨었다. 덕분에 평소 치던대로 점수가 나와서 수시 최저를 다 맞출 수가 있었다.(‘겨우 최저 맞추는데 그렇게 떠나?’ 생각할수도 있지만 내가 3년간 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나에게 4과목 합 5등급은 큰 목표였다.)
OMR만 잡았다 하면 떨던 내가 평소보다 안정적으로 시험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시뮬레이션 덕분이었다. 수능 시험 한두달 전부터 일주일에 하루는 수능 일정을 그대로 따랐다. 아침에 도시락과 문제지를 들고 집을 나서서 근처에 있는 아무 고등학교 정문까지 갔다. (도시락 메뉴는 실제 수능 때 먹을 메뉴와 똑같아야 한다) 거기서 다시 원래 공부하던 독서실로 가서 1교시 국어부터 시험지를 풀었다. 그리고 수능과 똑같이 쉬고 2교시 수학을 쳤다. 점심시간에도 수능처럼 밖에 나가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차례로 영어와 탐구를 쳤다. 그리고 집에 와서 채점을 하고 뭐를 잘했고 뭐가 부족했는지 피드백을 했다.
이것을 몇 번 반복하다보니 수능 시험을 보는 행위에 대한 훈련이 잘 되었고 시험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지식을 습득하는데 치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게 우선시 되는 게 맞다. 그러나 시험이라는 것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하나는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 넣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지식을 실제 시험장에서 꺼내 써먹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가 다 완성 되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원하는 결과까지는 아니더라도 긴장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 못하는 안타까운 일은 줄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기대하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게 아니라, 훈련했던 수준까지 떨어진다”
시험 때만 되면 너무 떨리거나 제 실력이 안나온다면 시뮬레이션을 한 번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나는 효과를 봤기 때문에) 적어도 제 실력은 다 보여주고 나와야 덜 억울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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