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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생각에 관한 생각

[생각에 관한 생각] 과학적으로 행복해지는 비결

by FORT98 2021. 3. 2.

경험과 기억의 혼동

  개인의 행복을 논할 때 보통 "현재 얼마나 행복한가?"를 묻는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질문이다. 행복한 경험을 했냐 보다 얼마나 행복하다고 기억하는가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험과 기억은 어떻게 다를까? 다음 예시를 상상하면서 읽어보자.

당신은 한가로운 아침,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맛 좋은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마침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 입과 귀가 모두 즐거운 그때, 창 밖에서 굉음이 들려온다. 화들짝 놀라 밖을 내다보니, 앞 집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 

 보통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할까? 완벽한 아침이 공사 소음 때문에 깨져버렸다는 생각에 불쾌한 기억으로 머리 한켠에 자리하게 된다. 그러나 경험은 어떤가? 향기로운 커피, 맛 좋은 샌드위치, 좋아하는 음악 모두 긍정적 경험이다. 소음이 들린 한 순간만 불쾌한 경험이다. 경험으로만 따졌을 때 긍정이 부정을 앞선다. 

 

 인간의 뇌는 사건을 회상할 때, 경험이 아닌 기억으로 회상한다. 그래서 단순한 질문으로는 행복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기억으로 행복을 정의하는 게 얼마나 불합리한지는 다음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카너먼의 실험

 좌측은 손을 섭씨 14도의 차가운 물에 60초 담그는 경우다. 우측은 섭씨 14도의 차가운 물에 60초 담근 후, 30초를 추가로 담그는데 참가자 모르게 따뜻한 물을 조금씩 흘려 넣어준다. 90초가 다 되었을 때 물의 온도는 15도다. 

 

 참가자는 좌측 실험을 한 뒤, 다른 손으로 우측 실험을 했다. 두 실험을 끝마쳤을 때 실험자가 묻는다.

"앞으로 두 실험 중 하나를 반복할 예정인데 어느 것을 하시겠습니까?"

 경험의 총량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14도의 고통 x 60초가 당연히 14도의 고통 x 60초 + 14~15도의 고통 x 30초보다 더 고통스럽다. 그러나 참가자의 80퍼센트가 우측실험을 반복하겠다고 답했다. 인간의 뇌는 사건을 기억할 때 강렬함의 정점과 종점의 평균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지속 시간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좌측은 14도의 차가운 기억이고 우측은 14.5도의 덜 차가운 기억일 뿐이다.

 

 행복도 이와 마찬가지다. 행복에 대한 기억은 하루 중 얼마나 긍정적인 사건을 경험했냐에 상관 없이 최고로 행복했던 일과 최고로 불행했던 일의 평균이다. "현재 얼마나 행복한가?"에 대한 답변은 행복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

행복의 측정 

 행복을 경험의 측면에서 측정한 실험이 있다. 대니얼 카너먼이 공동으로 개발한 "일상 재구성법"이다. 두 시간 정도 소요되는 설문지를 채워 넣으면, 행복을 수치화할 수 있다.

A survey method for characterizing daily life experience: the day reconstruction method - PubMed (nih.gov)

 

A survey method for characterizing daily life experience: the day reconstruction method - PubMed

The Day Reconstruction Method (DRM) assesses how people spend their time and how they experience the various activities and settings of their lives, combining features of time-budget measurement and experience sampling. Participants systematically reconstr

pubmed.ncbi.nlm.nih.gov

 카너먼은 설문 자료로 'U(unpleasant) 지수'라는 것도 만들었다. 개인이 불쾌한 상황에 소비하는 시간의 비율이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1. 어떤 순간이든 개인의 기분은 자신의 기질과 전반적인 행복에 달렸지만, 행복을 느끼는 기분은 하루 사이에, 한 주 사이에 크게 요동친다.

2. 기쁨과 고통은 그 순간에 일어나는 일에서 오고 우리가 그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때 생긴다.

3. 시간 활용은 삶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영역이다. 시간관리를 통해 U지수를 떨어뜨리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 

 

 특히 3에 주목하자. 과학적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시간 활용을 통해 긍정적인 일을 늘리고 부정적인 일을 줄이면 U지수가 감소하고 더 많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예시)

 -U 지수는 출퇴근 할 때 매우 높았다. 출퇴근에 쓰는 시간을 줄이면 U지수가 감소한다.

 -티비 시청 같은 수동적 여가보다 운동 같은 능동적 여가를 할 때 기분이 더 좋아졌다. 티브이 시청을 줄이고 남은 시간을 좋아하는 운동에 투자한다. 

 -능동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에 시간을 더 투자한다

 

 굳이 설문지를 풀어서 행복을 수치화 하고 U지수를 구할 필요도 없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3 줄 일기를 쓰는 것이다. (이 방법을 알려준 유튜브 강의 영상이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 안 난다.)

 

1. 오늘 하루 제일 즐거웠던 일

->

2. 오늘 하루 나를 제일 언짢게 했던 일

->

3. 내일은 어떻게 살 것인가

->1은 늘리고 2는 줄이는 방향으로 목표를 세운다

 

요약 : 긍정적인 일과 부정적인 일을 매일 기록해서, 전자는 늘리고 후자는 줄이는 방향으로 삶을 계획하는 게 과학적으로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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