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ast wealthy
  • 투비리치
기타/생각에 관한 생각

[생각에 관한 생각]남보다 100배 뛰어나야 창업 성공한다

by FORT98 2021. 2. 13.

창업 5년 생존율을 추정하는 법

 창업 100만 곳 중 40%는 1년도 안돼서 폐업한다. 5년 동안 살아남는 창업은 31.2% 밖에 안된다. 그렇다면 5년 동안 살아남을 창업은 어떤 창업일까? '기저율'과 '베이즈 정리'라는 통계적 방법을 이용해서 창업이 살아남을 확률을 구해보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기저율과 베이즈 정리

기저율이란?

 기저율은 말 그대로 밑 바탕에 깔린 확률이다. 무작위로 구슬을 꺼내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그릇 안에 빨간 구슬 4개 파란 구슬 1개가 있다면 빨간 구슬의 기저율은 80%(4/5), 파란 구슬의 기저율은 20%(1/5)다. 

기저율 간과의 오류

 다시 구슬을 꺼내는 문제에서, 지금 꺼낸 구슬이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는 쉽다. 빨간 구슬의 기저율이 80%로 파란 구슬보다 네 배나 높기 때문에 빨간색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불행하게도 현실에서는 기저율dl 간과되기 쉽다. 다음 문제에 답해보자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이과일까 문과일까?

 2020학년도 대학입학시험 통계를 보면, 여성의 경우 인문계열 지원자가 65.2%이고 자연계열 지원자가 34.8%다. 문과라고 대답했다면 기저율을 잘 고려한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있다. 여학생과 별로 친하지 않은 학우가 그녀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다.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고, 깔끔하고, 정돈된 체계를 갖추어 제자리에 있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타인과 소통을 즐기지 않는다. 평소에 지루하고 기계적으로 대화한다."

 이 학생은 이과일까 문과일까?

 성격유형만 보고 '이과'라고 대답하기 쉽다. 그러나 이과라는 근거는 그녀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 학우의 묘사 밖에 없다. 정확한 성격인지도 모른다. 기저율만 놓고 봤을 때 여전히 문과일 확률이 약 2배나 높다. '이과'라고 답했다면 불확실한 증거 때문에 기저율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기저율을 간과하는 현상은 뇌의 자동적인 '연상작용'과 '쉬운 문제에 답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성격에 대한 묘사를 읽었을 때 우리 뇌는 자동적으로 대표성과 유사성에 집중한다. '질서정연', '정돈된 체계', '기계적' 등의 단어를 봤을 때 '이과생'의 전형적인 모습이 연상되고, 고3 학생이 전형적 모습과 얼마나 유사한지에 온 신경이 쏠린다. 학생이 대표성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리면, 뇌는 우리가 통계 문제에 대한 답을 구했다고 착각한다. 유사성 판단은 통계 문제를 푸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다.

베이즈 정리 : 기저율과 증거의 조율

 기저율이 중요하지만 모든 증거를 무시할 수는 없다. 기저율과 증거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베이즈 통계를 이용하면 기저율과 증거 둘 다를 고려해 확률을 구할 수 있다.

 

 위 여학생의 사례에서 성격 묘사가 이과생에 해당할 확률을 a, 문과생에 해당할 확률을 (1-a)라고 해보자. 고3 여성이 이과생일 확률은 34.8%, 문과생일 확률은 65.2%다. 학생이 이과생일 확률을 베이즈 정리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34.8% x a%
이과생일 확률 = ---------------------------------
                        34.8% x a% + 65.2% x(1-a)%

 성격 묘사가 이과생에 해당할 확률이 문과생에 해당할 확률보다 *50% 정도 높을 경우, a = 60%로 여학생이 이과생일 확률은 약 44%다. 문과생일 확률이 더 높다. 만약 성격 묘사가 이과생에 해당할 확률이 2배였다면 이과생일 확률 약 51.6%로 이과생일 확률이 더 높다.

*바꿔 말하면, 성격 묘사가 문과생보다 이과생에 1.5배 더 가깝다는 뜻이다.

 

창업 5년 생존율을 추정

 기저율과 베이즈 정리로 창업 5년 생존율을 추정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창업 5년 생존율(기저율) : 31.2%(통계청 자료. 자영업도 포함. 창업의 약 70%는 5년 못 버틴다)

 -증거가 5년 이상 생존할 신생 기업에 해당할 확률 : S%

  (통계자료는 자영업도 신생기업으로 분류했다. 참고 바람)

                                   31.2% x S%
창업 5년 생존율 = ---------------------------------
                          31.2% x S% + 68.8% x(1-S)%

 내가 한 창업에 대한 묘사(사업 아이템, 경영, 마케팅, 시장성...)가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에 해당할 확률(S%)이 70%는 돼줘야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51%가 나온다. 내 창업이, 5년 이상 생존할 기업에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두 배 이상 가까워야 살아남을 확률이 간신히 절반 이상이라는 뜻이다.

 

추정 값에서 알 수 있는 것

 5년 못 가는 회사보다 10배는 뛰어나야 5년 생존율이 80%를 넘는다. 단순한 계산 결과지만, 창업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S%는 바꿀 수 있다.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5년 못 갈 회사보다 월등히 뛰어나면 된다. 10배 뛰어나면 생존율 82%, 20배 뛰어나면 95.24%다. 아예 100배 뛰어나 버리면 99%로 5년 생존율이 거의 100프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확신이 있고 노력할 준비가 됐다면 "창업해도 70%는 5년도 못 간다더라"라는 주변의 부정적인 말들 때문에 기분 상할 필요가 없다. 남보다 100배 뛰어나면 살아남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