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 투자에 대한 생각
1. 낮은 변동성
2. 장기투자
3. 투자논리
cf. 약점
세상에는 돈을 불리는 많은 전략들이 있다. 분초를 다투는 주식 트레이딩부터 증권의 내재가치에 투자하는 가치투자까지 정말 다양하다. 자산배분 전략이란 여러 자산군에 돈을 나눠 투자함으로써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는 수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해리 마코위츠는 그의 박사학위 논문인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자산 배분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논문으로 1990년 노벨상까지 수상했다.) 분산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감소시키면 적은 위험성으로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Matson Money Welcomes Nobel Laureate, Dr. Harry Markowitz, to its Board of Academic Advisors
Scottsdale, Arizona—Matson Money’s illustrious Board of Academic Advisors proudly grew today, welcoming legendary economist, Dr. Harry Markowitz, to its ranks. Dr. Markowitz was awarded the 1990 Nobel Prize in Economic Sciences for his pioneering contr
www.matsonmoney.com
자산배분 투자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의 낮은 변동성이 첫번째이다. 두번째로는 장기투자, 세번째로는 투자 논리. 아래는 차례대로 각 요소가 어떻게 장점이 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다.
1. 낮은 변동성
두 종류의 펀드가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하나는 변동성이 크고 다른 하나는 변동성이 작다. 편의상 A와 B라고 부르겠다. 수익률과 원금은 다음과 같다. (원금100만원)
|
1년 |
2년 |
3년 |
4년 |
5년 |
A |
20% |
-50% |
-30% |
50% |
50% |
|
120만원 |
60만원 |
42만원 |
63만원 |
94.5만원 |
B |
5% |
5% |
1% |
2% |
5% |
|
105만원 |
110.25만원 |
111.4만원 |
113.6만원 |
119만원 |
놀라운 결과이다. 단순히 %로 상승폭을 계산한다면 A는 40%이고 B는 18%인데 최종 금액은 B가 더 크다. 이는 오를 때는 ‘복리의 마법’이 작용하지만, 떨어질 때는 ‘폭리의 마법(?)’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손해를 회복하는 게 수익을 내는 것 보다 어렵다.
50%의 손실을 봤다고 가정해보자. 원금을 회복하려면 몇 퍼센트의 수익을 얻어야 할까? 50%의 손실을 봤으면 100%의 수익을 내야 원금을 겨우 회복할 수 있다. 50만원을 다시 100만원으로 되돌리려면 50만원이 필요하다. 변동성이 큰 포트폴리오는 길게 봤을 때, 좋은 수익을 얻기 힘들다.
낮은 변동성은 장기간으로 봤을 때,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낮은 변동성 덕에 자산배분 전략은 장기투자를 하기에 용이하다. 장기투자의 위력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자산배분의 두 번째 장점이다.
2. 장기투자
투자의 수익은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투자수익 = 투자 수익률(%/년)^투자 기간(년)
즉,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 수익률을 높이거나 투자를 오래하면 된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투자수익률에 초점을 맞추지만, 실제로는 투자 기간이 투자 수익률보다 중요하다. 이는 앞서 설명한 ‘변동성’과 후에 자세히 기술할 ‘복리의 마법’ 때문이다. 수익률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이런 높은 변동성은 투자자가 투자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연평균 수익률이 30%인 펀드가 있다고 해보자. 이 펀드의 수익률과 원금추이는 다음과 같다.(원금 100만원 가정)
|
1년 |
2년 |
3년 |
4년 |
5년 |
원금 |
100만원 |
95만원 |
76만원 |
74만원 |
371.3만원 |
수익률 |
0% |
-5% |
-10% |
-3% |
400% |
100만원 -> 100 x 130% = 130 만원 -> 130만원 x 130% = 169만원 -> …371.3만원
즉, 복리로 계산된다는 뜻이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도 최종 금액은 371.3만원이다. 표에 나온 비현실적인 것만 같은 경우도 연평균 수익률이 30%라는 것이다.
4년간의 암흑기를 견디기란 쉽지않다. 5년차에 보상이 확실하다면 버틸 수 있겠지만, 현실은 보상이 5년차에 올지 10년차에 올지 아무도 모른다. 손실을 기록하는 동안은 끝없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일 것이다.
실제로 월가의 전설,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의 운영 매니저로 있을 때, 린치는 연평균 29%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일반투자자들은 오히려 손해를 봤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폭락하거나 실적이 시원치 않을 때마다, 펀드를 모두 환매해 버렸기 때문이다.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상황을 여러 번 마주하면, 투자자는 시장을 떠버리기 쉽다. 그러면, 장기투자수익의 요소인 투자기간을 잃게 된다. 이렇게 투자기간에서 손해를 보면, ‘복리의 마법’을 누리지 못한다. 복리의 마법이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시장수익률은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이기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어, 연 평균 20%의 수익률을 달성한다고 가정한다면 투자기간별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원금 100만원)
|
1년 |
2년 |
5년 |
10년 |
20년 |
원금 |
120만원 |
144만원 |
245만원 |
619만원 |
3800만원 |
수익률 |
20% |
44% |
245% |
619% |
3800% |
즉, 투자 수익률은 (1+0.2)^투자기간이 된다. 연평균 20%가 듣기에는 적은 수익률 같아도 꿈의 수익률인 이유가 있다. 워렌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이 이정도 된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0년간 서울 강남 아파트의 연평균 수익률이 5.8% 정도이다.[1]
이처럼 자산배분 전략은 다른 투자전략에 비해 장기간 투자를 지속하기 용이하다. 잘 짜여진 자산배분 전략은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50%씩 폭락할 일도 없고 (-) 수익률을 기록하는 해도 거의 없다. 그러면서 대략 연 8%의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1년 만에 재산을 두배로 불려주지는 않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기 때문에, 투자자가 수십년 동안 큰 심적부담 없이 전략을 고수할 수 있다. 덕분에 자산배분 전략은 복리의 마법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3. 투자논리
시중에는 수많은 투자 전략이 존재한다. 투자 전략들은 보통 과거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검증된다. 개중에는 과거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마법과 같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전략들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략들은 실제 투자에 적용했을 때, 그리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이유는 과거 데이터에만 기반한 전략들은 전략의 바탕에 경제 논리가 부족하고 시장의 현상을 추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과거데이터로 테스트한 결과, ‘삼’자로 시작하는 기업의 주식만 모아 샀을 때 마법과 같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해보자. 이 결과만 보고 ‘삼’자가 들어가는 기업을 무조건 살 것인가? (테스트 결과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마 한 기업이 크게 성장해서 일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시장은 다르다. 시장 참여자의 수와 행태는 물론 시장의 성격도 시시각각 변한다. 특히,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장의 성격은 더욱 빠르게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특정 현상에 바탕을 둔 전략은 오래 살아남기가 힘들다.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군의 우상향'이라는 딱 한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된다. 지금이 호황이건 불화이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산군의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가정, 브릿지 워터의 표현을 빌리자면 "Asset always perform better than Cash"를 만족하면 된다. 경제의 규모가 점점 커진다면, 자산의 가치는 올라가고 현금의 가치는 떨어진다. (이는 EBS 다큐에 잘 설명되어 있다. 아래 동영상 34분부터)
www.youtube.com/watch?v=aUh8TxkNFFc
자산배분 전략을 요약하자면, “분산 투자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 자산군의 평균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cf. 자산배분 전략의 약점
자산군이 우상향하지 않으면 속절없이 당한다는 게 자산배분 전략의 단점이다. 그래서 어떤 자산에 투자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또한 경기가 계속 후퇴한다면 자산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가 난다. 장기불황에 취약하다.
[1] 삼성자산운용. 부동산과 주식의 장기 수익률 비교. http://m.fundsolution.co.kr/upload/FOK/content/20180315012805233.pdf
2020/11/16 - [투자] - 투자에 대한 생각 - 1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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